'역대급 수출'이라는 헤드라인을 품목별로 쪼개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8월 1~20일 관세청 잠정치.
총액 증감률만 보면 착시가 생길 수 있다. 올해 8월 1~20일 조업일수는 14일로 전년 같은 기간 14.5일보다 0.5일 적었다. 그런데도 총액이 56.0% 늘었으니, 하루치로 환산한 일평균 수출은 39억 4,000만 달러로 61.5% 증가했다. 조업일수가 줄어든 조건에서 나온 증가라는 점에서 총액 증감률보다 일평균이 실제 흐름에 가깝다.
| 품목 | 증감률 |
|---|---|
| 반도체 | +198.8% |
| 컴퓨터 주변기기 | +242.1% |
| 석유제품 | +56.4% |
| 철강제품 | +9.7% |
| 자동차부품 | -19.9% |
| 승용차 | -45.1% |
| 선박 | -60.5% |
반도체 260억 3,000만 달러를 전체 552억 달러로 나누면 47.2%다. 수출 두 건 중 한 건 가까이가 반도체인 셈이다. 컴퓨터 주변기기(+242.1%)까지 더하면 쏠림은 더 커진다.
반대편에서는 승용차와 선박이 크게 줄었다. 다만 감소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미 관세의 영향인지, 전년 기저효과나 선박 인도 일정 같은 계약 요인인지는 이 통계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 상대국 | 증감률 |
|---|---|
| 홍콩 | +245.5% |
| 중국 | +118.6% |
| 베트남 | +67.4% |
| 미국 | +59.4% |
| 유럽연합 | -3.2% |
홍콩·중국·베트남은 반도체 공급망의 중간 기착지 성격이 강한 시장이다. 이들 지역의 급증과 반도체 급증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반면, 유럽연합은 -3.2%로 유일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412억 달러로 19.0%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40억 달러 흑자였다. 연초부터 8월 20일까지 누적으로는 수출 6,502억 6,900만 달러, 수입 4,685억 3,500만 달러로 누적 무역흑자 1,817억 3,500만 달러다(누적 수치는 2차 보도 기준). 앞서 6월 경상수지는 497억 3,000만 달러 흑자로 두 달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했고 상반기 누적 경상흑자는 1,910억 1,000만 달러였다.
반도체 호황은 재정 논의로도 번진다. 8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총지출 800조원이 넘는 확장 예산을 편성하는 방향이 논의됐고, 5대 중점 투자 분야가 확정됐다 — ①3대 메가프로젝트 및 AI 총력 지원 ②미래 성장엔진 확충 ③청년 성장 단계별 지원 ④K자형 양극화 대응과 지방 주도 성장 지원 ⑤국민안전·안보 강화. 함께 반도체 특별회계, 지역 필수의료 특별회계, 미래대응기금 신설도 발표됐다.
다만 총지출 800조원은 확정된 수치가 아니다. 당정협의 단계의 편성 방향이며, 기획예산처는 앞서 총지출 규모가 확정된 바 없다는 설명자료를 낸 바 있다. 정부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고, 국가재정법상 제출 시한은 9월 3일이다.